
계명대 이현서 학생의 백설공주 작품
23살 사진 예술을 전공 중인 이현서 학생은 계명대 졸업 전시에서 ‘동화(Fairy Tale)’ 주제를 중심으로 한 사진 시리즈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예술적 감성과 엄격한 기획력을 보여주고 있다.
백설공주, 자스민, 알라딘, 팅커벨 등 동화 속 인물을 자신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자연과 자생(自生)의 생명력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것이 그녀의 핵심 작업이다.
이현서 학생의 작업은 단순히 예쁘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외모 중심 사회의 미(美)의 문제, 동화 속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자생하는 생명에 대한 감각 등 여러 층위의 메시지가 있다.
예컨대 백설공주의 ‘거울’, ‘사과’, ‘독사’ 같은 상징들은 외모, 타인의 시선, 자아의 물음 등을 불러일으킨다.
촬영 방식, 메이크업, 배경, 조명, 모델 선정 등 모든 요소가 이 메시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현서 학생은 “동화 속 주인공들은 원래 생김새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상상한 모습대로 메이크업도 하고 옷도 입혀서 찍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백설공주의 경우 흰 피부, 검은 머리, 피 같은 붉은 입술을 갖춘 모델을 섭외했고, 사과나 독사 같은 상징적인 소품도 촬영에 포함했다.
백설공주 작품과는 다르게 자연을 소재로 한 작업에서도 그녀는 나무의 형태감, 자라남의 과정, 자생적인 생명력에 주목한다.



“나무가 땅의 영양분을 받고 자기만의 방향으로 형태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이런 감성이 필름 카메라와 자연광·야외 촬영을 통해 더욱 두드러진다.
이현서 학생은 작업 기획에 매우 공들인다.
해외 잡지에서 원하는 주제에 맞는 사진들을 찾아 PPT로 자료 조사를 하고, 모델 선정, 메이크업, 의상, 배경, 조형 소품까지 사전에 준비하고 테스트 촬영을 여러 번 해본다. “촬영 전 일주일쯤 조명 테스트도 보고, 조명이 옷과 배경에 잘 어울리는지 여러 번 바꿔봐요.”
조명 테스트를 미리 해보고, 배경지나 배경 천을 깔고 촬영 위치를 스튜디오 내외 여러 군데 바꿔본다.
포즈 또한 의미가 있다.
“주제에 따라 어울리는 포즈가 있고, 그 포즈들을 얼마나 잘 찾을 수 있는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델에게는 미리 포즈를 보여주기도 하고, 여러 장을 찍은 뒤에 마음에 드는 장면을 골라 보정 및 최종 선택한다. 한 작업에서는 약 300장 정도 찍고, 보정 및 교수님 피드백 받고 수정하며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촬영 시간대도 꼼꼼히 체크하고 반영해야 한다.

“저는 하루 중 해가 지는 그 시간이 그림자가 가장 예쁘게 나올 시간이라 거의 2년 가까이 학교 다니면서 그 시간대에 맞춰 찍었어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작업에서는 빛이나 노출, 렌즈 화각, 배경의 색 대비 등이 디지털 작업과 다르게 작용한다고 한다. “필름은 빛이 반사되어 그대로 필름 종이에 새겨지니까 느낌이 더 원초적이고 색감이나 질감이 다르게 나와요.”
이현서 학생은 앞으로의 방향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모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케줄 조정을 꼽는다.
여러 명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일정 잡는 데 오래 걸렸고,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소품이나 조명 세팅에도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그럼에도 본인은 이번 졸업 전시작에 대해 “원하던 분위기가 나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만족도를 0에서 10으로 하면 약 7 정도라는 평가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원했어요.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은 이현서가 찍은 거구나’라는 감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앞으로는 패션 잡지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스튜디오를 갖고, 영상이나 제품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이현서 학생의 작업은 단순한 사진 기술의 연마를 넘어, 자기만의 색깔과 주제 의식을 확보하려는 태도가 돋보인다.
동화적인 상상력, 자연과 인간, 생명에 대한 직관적 관심, 그리고 철저한 준비 과정이 하나의 작품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또한 이런 작업은 학생 시절부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자 하는 신진 예술가들에게 좋은 사례가 된다.

interviewee 계명대 이현서 학생
사진이 단순히 피사체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시지와 미학, 상징을 담는 예술적 매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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