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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목 : [ 쇼벨 ] -아티스트 리포트- “동물의 눈으로 인간을 읽다”… 서양화가 강철기, 소통과 영혼을 그리는 K-아트의 현장

조회 823회
이메일
sc3876@khanthleon.com
작성자
editor william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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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화폭 위에서 끊임없이 변주하며 ‘소통과 교감’을 탐구해 온 서양화가 강철기가 31번째 개인전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달 19일 부터 24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 ( 관훈동 21 , 1층 )에서  초대개인전을 가졌다.


 전통 문양과 궁(宮) 시리즈를 거쳐 최근 5년간 ‘동물’을 매개로 현대인의 내면과 감정을 대변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조형적 언어의 깊이와 화가로서의 고유한 철학을 밀도 있게 펼쳐 보였다.


강철기 작가의 작품 세계는 오랜 기간 '소통과 교감'이라는 큰 줄기를 이어왔다. 


초기 6~8년간은 와당 등 전통 문양에 매료되었고, 이후 조선시대의 희노애락과 역사가 숨 쉬는 '궁' 시리즈로 관심이 확장되었다. 


시골에서 자라며 문을 열면 펼쳐지는 마당과 그 안의 삶을 보며 소통을 고민했던 작가는 역사적 공간 속 소통의 의미를 찾던 중 삶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던 반려견과 동물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외롭고 힘든 시절, 대화 없이도 눈빛과 온기로 큰 위로를 주었던 존재가 바로 동물들이었다. 인간 사회에서 버려지거나 소외되는 동물의 아픔, 그리고 인간과 공유하는 기쁨과 고독 같은 다채로운 감정과 표정을 작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본격적인 동물 시리즈가 시작됬다.


작품 속에는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말, 기린, 금붕어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작가가 가장 집중하는 상징은 단연 '말'이다. 


온순하면서도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말은 역사적으로 인간 곁에서 교통과 운송의 수단으로 함께해 왔다. 



그러나 경제적·산업적 논리에 따라 수단으로만 소비되어 온 동물들의 단면 뒤에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표정과 독자적인 세계관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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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화가는 말의 시선과 감정에 주목하며 그들의 내면을 색채와 표정으로 부연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착용한 동물들의 모습은 언어적 대화가 불가능한 동물과 인간, 혹은 동물 간의 마음을 나누는 유쾌한 소통의 매개체다.


 화면 속 동물의 눈동자는 인간의 시선을 닮아 있으며, 감정에 따라 다채로운 원색이 사용되어 현대적인 팝아트 감각을 더한다. 


평면 캔버스에 깊이감과 튀어나올 듯한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 렌티큘러(Lenticular) 기법이 도입되기도 했으며, 화면 속 '고리' 형상은 한국 전통 문양에서 착안한 소통의 고리이자 다른 차원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방탄소년단(BTS)을 모티브로 한 화사한 반려견 작품들 역시 눈길을 끈다.


 BTS가 전 세계 청년들에게 전하는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에 깊은 공감을 얻은 작가는 그들의 음악적 세계관과 에너지를 도베르만, 사모예드, 비숑 프리제 등 멤버별 개성과 어우러지는 반려견의 표정으로 의인화했다.


반면 모노톤의 배경과 스톤젤(돌가루)을 활용해 번짐 효과를 낸 작품들은 또 다른 서사를 선사한다. 돌가루를 도포한 뒤 먹이나 물감을 튀겨 우연과 필연이 만나는 동양적 번짐 효과를 연출한 이 시리즈는 삶에서 잊혀지거나 사라져가는 동물의 아픔, 그리고 인간의 기억을 함께 공유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냈다.


생성형 AI가 그림을 그리고 기술이 극도로 고도화되는 시점에서도 작가는 예술의 본질을 '인간의 영혼'에서 찾는다. 


AI가 기술적으로 정교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을지라도, 그 안에는 정신 세계와 영혼이 부재한다는 지적이다. 


진정한 예술적 가치는 작가가 직접 손과 마음으로 고뇌하고 내면을 투영할 때 완성되는 진정성에 존재한다.


산업화 시대에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노동 가치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오히려 사람의 손길이 들어간 노동의 가치가 독보적으로 높아졌듯, 디지털 전환이 심화될수록 작가의 정신 세계가 투영된 파인 아트(Fine Art)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예술이 창출하는 고부가가치의 핵심은 휴머니즘에 있다.


K-POP과 K-푸드가 세계적인 반열에 오른 지금, 한국의 청년 작가들과 중견 작가들 역시 뛰어난 독창성과 감각을 갖추고 있다. 


다만 이를 세계 시장에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수출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시스템과 범국가적 지원 네트워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단발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K-아트가 글로벌 무대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술은 인간의 정서를 치유하고 사회적 품격을 결정짓는 강력한 소프트파워다. 


화려한 원색의 팝아트적 열정부터 묵직한 먹빛의 동양적 선율까지, 30년 넘게 화폭을 지켜온 강철기 작가의 캔버스는 AI 시대에도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온기와 예술의 진정성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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