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th mom in the kitchen 엄마와 함께 주방에 있던 때 2025 Acrylic, epoxy resin over pigment printed paper on canvas 162.2 x 125 x 4 cm (100T)
성수동에 새롭게 오픈하는 아트 스페이스 <성수나무/Namu Seoul>가 개관을 기념으로 박인성 작가의 개인전 《RESIDUE: 존재, 시간, 색, 기억의 파편》을 개최한다고 15일 전했다.
뉘른베르크에서 수학한 박인성 작가는 필름 촬영과 디지털 스캐닝을 반복한 후, 평면성에 긴장을 부여하는 방식을 더해, 독특한 제작 과정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물질과 데이터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는 '기록의 방식과 현존성'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업 세계에 흐르는 현대 미술 담론의 핵심을 탐구한다.
고원석 평론가(라인문화재단 디렉터)는 AI 영화 ' Her' 를 예로 들며, 인간과 AI 간 감정 교감과 데이터가 현실을 반영하는 허구성에 대한 주제가 전시 전반에 배어 있음을 지적한다.

Some month some day
이천이십일년 모월모일 2025 Collage of pigmented dye-printed photo paper on corners followed by acrylic paint and synthetic resin (epoxy) 53 x 41.5 x 4 cm (10P)
작가는 푸코와 벤야민의 이론을 바탕으로 기록과 역사에 내재한 권력-지식의 작동과 임의성을 비판하며, 디지털 시대 기억과 기록의 변화를 성찰한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작품에 깊이를 더하며,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독창적인 통찰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변화하는 물질성과 존재 방식에 대해 예술적, 철학적 성찰을 제공하는 분기점이 될 중요한 전시가 될 것이다.
평소 이진명 평론가(미술비평·철학박사)는 박인성의 작업을 "기록은 보존되는 순간 이미 파괴된 것"이라는 역설적 관점으로 해석하며, 작가가 천(시간)·지(공간)·인(존재)의 상호작용을 통해 21세기 '파편의 미학'을 구현한다고 평가한다.
작가는 개입을 '조건'으로 남기고, 매체와 환경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둔다. 그 과정에서 남는 흔적과 누락을 '기록'으로 나타낸다.
기록은 인류가 행하는 삶의 의지임을 확인하고자 한다.”라고 언급한다. 전시 타이틀 'Residue'(잔여물)는 사라진 존재와 시간의 흔적이 색과 신호로 재현되는 과정을 함축한다.
전시공간은 60년대 성수동의 공장 기숙사로 지어지고 현재까지 그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기억과 삶의 흔적, 그리고 공간에 축적된 시간의 레이어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적 매체와 색, 기호로 시각화된다.
그렇게 공간 자체도 하나의 기록이 되어, 관객에게 존재와 부재, 기억과 망각 사이의 경계와 의미를 재고하게 한다. 60년대 성수동 공장 기숙사 건물이라는 특수한 전시 공간은 잊혀져 가는 기억과 시간성을 물성, 색채, 기호로 재현함으로써 공간 자체를 하나의 기록으로 재탄생시킨다.
작가의 고도로 설계된 제작 과정은 필연적으로 우연에 개방되어 있으며, 이러한 균열과 흔적 속에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의 물질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이번 전시는 깊은 예술적, 철학적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About 성수나무 (Namu Seoul)
성수동에 새롭게 개관하는 중정 아트스페이스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현대미술 작업을 소개하는 대안공간으로, 에이렌즈가 기획·운영. 에이렌즈는 지난 5월 전희경 작가의 뉴욕 트라이베카 개인전을 공동 기획하며, 작가의 성공적인 뉴욕 데뷔에 큰 역할을 맡았다.
뉴욕 전시의 결과로, 전희경 작가는 12월 마이애미 언타이틀 페어에 개인전으로 참여예정이다. 이처럼 에이렌즈는 국내외 예술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공간 운영을 시작한다. 앞으로도 우수한 국내외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하며, 글로벌과 로컬 미술 생태계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